잡플래닛이 지난 한 해 동안 유입된 1,017,429건을 토대로 위기 징후 기업을 분석한 결과, 많은 기업들의 위기가 경영진에 기인한다고 발표했다. SNS 등을 통해 외부에 알려지면 기업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성범죄, 횡령과 같은 범죄 행위가 1건 이상 감지된 기업을 위기 징후 기업으로 정의하고, 여기에 해당하는 3,421개사를 도출했다.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이들의 위기 상황을 추적해 보니, 일부 기업의 직간접적인 위기 원인이 경영진에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대표, 임원 등 경영진을 비위 행위의 직접적인 행위자로 지목한 제보만 1,000여건이다. 횡령, 배임과 같은 비리 240건, 성희롱 142건, 폭언 279건, 폭력 143건에서 경영진을 당사자으로 지목하고 있다.

 

직장 내 성범죄만 해도 최근 접수 된 4천여건의 관련 제보 중 사장, 대표 등 최고 경영자를 가해자로 지목하는 경우가 38.22%에 달한다. 여기에 부장, 팀장 등 임원급 경영진까지 합치면 50%를 훌쩍 뛰어 넘는다. 이런 결과가 가능한 이유는 경영진에 의한 성희롱은 소수의 가해자에 의해 다수의 피해자가 양산되는 상황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위기 징후 기업에서 경영진과 함께 빈번하게 나타나는 단어는 ‘낙하산’과 ‘무능’이다. 특히 규모가 중견기업 이상인 경우, 경영진의 문제로 사내 정치와 무능, 사업에 대한 무관심을 꼽는다. “경영진은 회사의 단점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오너의 경영 승계에만 관심이 있고 모든 것이 그것을 위해 돌아간다.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분들”(중공업, 대기업), “무능한 예스맨들 그리고 겁쟁이 중간간부들. 눈치와 사내 정치로 점철된, 도대체 뭐하러 임원이 있는지 모르는 기업”(제약, 중견기업), “취미생활 하듯 모든 경영진이 기준이 없음. 16년도 첫 적자를 기록했으나 그 누구도 no 라고 이야기하지 못하고 고쳐내질 못함” (제조, 중견기업), “사내 정치가 많고 오너의 비선조직이 별도로 가동됨. 오너 해바라기&딸랑이들로 배가 산으로 가는 중”(소비재, 중견기업) 등과 같은 리뷰가 많다.

 

위기 징후 기업의 80%에 달하는 2,737개 기업은 경영진 만족도 점수가 잡플래닛이 보유한 전체 기업의 하위 10%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경영진 만족도가 매우 낮은 기업들 중 상당수에서 경영진에 의한 위기 징후가 포착되었다. 그러나 최고경영자는 물론 임원의 비위 행위에 대해서도 사내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구성원은 거의 없다. 용기 내 이야기를 하더라도 인사팀이나 감사팀으로부터 “그 분들은 어쩔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는 제보도 빈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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