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대중창업, 만민혁신(大众创业 万众创新)’을 모토로 창업을 통한 혁신이 중국의 성장동력이라 강조하며 제2, 제3의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탄생을 독려하고 있다.

고도 성장기를 마친 뒤 ‘신창타이(新常態  중국판 뉴노멀)’시대에 진입한 중국의 핵심전략 중 하나가 스타트업으로 대변되는 창업이라는 것을 대외에 알린 정부 정책 기조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창업과 관련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벤처 투자 자금은 넉넉하고 텐센트와 알리바바라는 큰 손도 존재한다. 시장성이 보이는 사업에는 투자금이 짧은 시일 내 집중된다.

이러한 정책에 발맞춰 사회 생활을 앞둔 20대 초반 젊은이들의 의식도 변하고 있다. 창업에 의지를 둔 중국 청년층 상당수가 스타트업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대학생 40%가 창업을 고려(2017년 기준 통계)하고 ’20대에 사장이 못 되면 대장부가 아니다 ‘라는 당찬 표현이 회자될 정도다. 1선 도시를 비롯해 2선, 3선 도시만 가도 눈에 보이는 것이 정부와 민간의 공조로 조성된 창업 클러스터다.

 

 

광저우 해저구에 위치한 유플러스 청년창업단지는 중국 1, 2선 도시에 창업을 위해 이주한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코워킹, 코리빙, 코네트워킹 특화 공간이자 동명의 스타트업이다. 주거, 사무, 레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창업과 연계시켰다. 우리로치면 판교, 부산등에 건립 예정인 청년 창업지원 주택과 일정부분 유사하다. 초기 자본이 많이 들기에 국가 사업이 아니면 이런 모델을 민간에서 구현하는건 어렵다.

 

지역과 옵션에 따라 상이하지만 유플러스 1인실 평균 월 이용료는 1630위안(한화 약 28만 원)에서 2500위안(약 42만 원)사이. 근래 오픈한 선전 지점에는 5000위안(약 85만 원)짜리 고급형 모델도 있다.

 

중국 청년층이 감당하기에 녹록치 않은 임대료임에도 대기자는 항시 넘쳐난다. 이유는 여느 공간에서 볼 수 없는 디자인과 효용성 때문이다. 업무 집중을 방해하지 않고도 입주기업간 친목도모 및 협력을 유도하는 공용실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으며, 기존 창업자와 투자자, 액셀러레이터와 연결하는 교육과 콜라보 프로그램을 수시 운영한다. 전용앱을 통해 출입 등 이용이 가능하며 명절이나 연휴에는 젊은 취향에 걸맞는 파티도 열린다.

유플러스는 광저우 한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창업과 관련된 도시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012년 6월 광저우 1호점을 시작으로 선전, 항저우, 상하이, 청두, 푸저우, 베이징 등 8개 도시에 21개 지점이 성업 중이다. 연내 난징과 다롄에서도 오픈되며 30호 점 개장이 올해 목표다. 가장 많은 지점이 있는 도시는 광저우로 8개 지점이 도시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지점 당 방 개수는 133개에서 200여 개 규모다.

유플러스의 독특한 규칙이라면, 입주제한 나이(45세 미만)가 있고 함께 거주하는 이들과 화합이 안 되면 퇴실조치된다는 것이다. 거주 목적의 입실도 제한된다. 이는 임대 시 계약서에도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규칙 몇 가지를 제외하면 입주자의 자율에 맡기는 형태다.

 

유플러스에는 세 명의 공동창업자가 있다. 리우 양 (사진 가운데)은 마케팅 전문가로 기업 초석을 세움과 동시에 현재 경영(현 대표)을 맡고 있다. 유플러스 색채를 띄는데 이바지한 인물은 2014년에 합류한 쑤디(사진 오른쪽)다. 쑤디는 중국 창업카페의 원조라 불리우는 처쿠카페(창고카페) 창업자이다. 리우 신(사진 왼쪽)은 리우 양의 친동생으로 부동산 전문가다.

유플러스는 레이쥔 샤오미 대표가 설립한 슌웨이펀드(顺为资本)가 투자(1억 위안, 당시 기준 한화 약 180억 원)한 기업이기도 하다. 리우 양 유플러스 대표의 5분 간 사업설명을 들은 레이쥔이 그 자리에서 투자 결정을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샤오미가 직접적인 투자를 한 적이 없음에도 ‘샤오미 아파트’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다.

 

유플러스가 승승장구만 한 것은 아니다. 느슨한 관리, 시설 불만 등 이유로 사용자와 언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리우 양은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성장통’이라 말하며 유플러스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유플러스는 기회의 장소다. 레이쥔을 비롯한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가 있으며, 중국 창업의 메카인 베이징 중관춘과도 연결되어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창업 기조에 맞닿은 서비스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2만 명이 넘는 창업자가 유플러스를 거쳐간 것은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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