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 스카이덱과 1차 인터뷰를 마친 직후 쿨잼컴퍼니 최병익 대표는 “기술력이 좋은데 음악 저작권 관련 서비스로 피봇을 해보면 어떨까요?”라는 신사업 제안이 적힌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제안을 검토해보니 해당 시장의 규모는 컸지만, 기존 빅플레이어가 많은 레드오션에 가까웠다. 팀 회의 끝에 아예 새로운 서비스를 제안할 수 있었다. 기술력과 해당 분야 노하우가 있었기에 빠르게 MVP를 만들었고 최종 인터뷰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 며칠 전 급하게 유저 테스트도 마쳤다.

결과는 합격. 버클리 대학교 졸업생만을 위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스카이덱(skydeck)에 국내 팀이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세계에 스타트업 붐이 불고 있다고 하지만 창업자에게 꿈의 성지는 역시 실리콘밸리다. 뮤직 소셜미디어 험온을 서비스 하는 쿨잼컴퍼니도 이번 기회를 미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자 한다.

 

2016년 삼성전자 사내 벤처 씨랩에서부터 출발한 쿨잼컴퍼니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설립 초기부터 주목을 받았다. 흥얼거리면 음악을 만들어주는 서비스 험온은 큰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입소문으로만 국내외 사용자를 끌어들였다.

 

지난 몇 년간 해외로 진출하기 위한 과정도 스텝별로 밟아왔다. 쿨잼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본 곳은 유럽 시장. 한국 대표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2017 파이니어 페스티벌에 참가했고,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세계 3대 음악박람회 미뎀에 참여해서는 136개국 스타트업을 제치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밖에도 쿨잼은 스페인, 러시아,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여해 좋은 반응을 얻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해 나갔다. 쿨잼이 꾸준히 글로벌 시장, 특히 서양권 국가의 문을 두드린 데는 이유가 있다.

 

“서양권 국가 사용자들은 개성 있다고 생각하면 남의 눈치를 보지 않아요. 험온을 사용해 흥얼거려보고 좋다고 생각하면 SNS에 자신의 노래를 공유하죠. 자신의 작곡 실력과는 상관없이요. 그런데 동양권 유저들은 실력에 연연해 노래를 불러보는 자체도 부끄러워해요. 자신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거죠.”

 

최 대표는 “동서양의 문화적, 정서적 차이 때문에 해외 진출은 필연이였다”며,  “유럽 시장에서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뮤직엔터테인먼트 시장이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쿨잼컴퍼니가 스카이덱에 제안한 신규 서비스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비디오의 백그라운드 음악을 만드는 서비스 시너지(가칭)다. 영상 크리에이터를 타깃으로 하는 시너지는 영상 제작자들이 영상 제작 후 항상 음악을 찾는데 고생한다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시너지는 분위기에 맞는 백그라운드 음악을 영상 길이 맞춰 자동으로 생성해준다. 시너지를 통해 영상 제작자는 저작권 문제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쿨잼은 최근 플립을 통해 한국법인을 미국법인으로 바꾸고 본거지를 미국으로 옮길 준비도 마쳤다. 해외 프로그램이 끝나면 국내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미국 시장 안착을 위한 도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기 때문에 이번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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