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서베이(구 아이디인큐)는 국내 모바일 리서치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2011년 설립되었고, 현재 SKT, 유한킴벌리 등과 같은 1,200여 곳의 기업들과 함께 연간 1,60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7년 간 이들은 어떠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기업 고객을 늘려올 수 있었는지 7년차 서혜은 마케팅팀장에게 그 노하우를 물었다.

 

오픈서베이 서혜은 마케팅팀장 (이미지 제공=오픈서베이)

 
 

■ 첫 만남에 결혼할 수 없듯, B2B 마케팅에도 단계가 있다
– 핵심 고객 파악 > 리드 수집 > 온라인 마케팅 > 대면 영업

 

7년간 오픈서베이에서 마케팅 업무를 해왔다. 괄목할만한 성과가 있다면 무엇인가. 

기업의 뉴스레터 수신자가 1만7천 명으로 B2C 기업 기준으로 봤을 땐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B2B 비즈니스, 그것도 마케터와 기획자 등을 핵심으로 한 데이터를 1만7천 개 이상 쌓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도 그 데이터베이스가 잘 관리되고 있고, 매월 두 번 발간하고 있는 트렌드 리포트가 업계 내 관계자에게 많이 공유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주변에 B2B 기업의 마케터로 일하면서 막막하다는 지인들이 꽤 있다. 어제 입사한 신입 B2B 마케터가 있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나.

회사마다, 산업 분야마다 다르다. 신규 고객사를 찾는 것을 리드 발굴이라고 하는데, 그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다만 절대 원칙은 최우선으로 누가 우리 기업의 고객인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B2B 고객은 당연히 기업인데, 이 기업 내에서도 핵심 의사 결정자를 설득하기 위한 마케팅과 영업 활동을 해야 한다.

 

핵심 타깃을 파악한 뒤에는,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일반화할 순 없지만, 잠재 고객이 모여있는 오프라인 컨퍼런스를 찾아다니는 것이 한 방법이다.

 

당장 후원 자금이 부족한 극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적용해보기 어려운 방법 아닌가. 

그렇긴 하지만 당시는 7년 전이고, 지금은 온라인을 통해서도 충분히 잠재 고객들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SNS 채널을 활용할 수도 있고, 콘텐츠를 제공하며 정보를 모을 수도 잇다.

 


트렌드 리포트 다운로드를 통한 리드 수집 자동화 과정 (자료 제공 = 오픈서베이)

 
 

많은 기업이 뉴스레터 등의 이메일 마케팅을 한다. 하지만 그 효율성이나 이를 통한 구매 전환율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많다. 

B2B 분야에서는 생각보다 효율이 좋은 편이다. 물론 잘 보내야 한다. 우리도 초기에 뉴스레터 AB 테스트를 해보면서, 가장 효율이 좋은 형태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메일 마케팅의 효율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마케팅 성과가 한방에 나오기를 기대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메일 마케팅을 위해서는 이메일 채널을 통해 잠재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주고, 알리고 싶은 정보를 사이사이에 끼워 넣으면서 관계를 쌓아야 한다.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와 ‘하고 싶은 이야기’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메일 마케팅이 고객과의 첫 만남이라면, 그다음 진도는 어떻게 되나. 

B2B 계약은 금액이 이백만 원이 넘으면 얼굴을 안 보고서는 체결되기가 어렵다. 따라서 영업팀과 고객이 대면할 기회를 만들 궁리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시즌에는 늘 보내던 뉴스레터에 한 층을 더 쌓아, 시의성 있는 리포트를 같이 보내기도 한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영업팀과 마케팅팀 간 협업이 아주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맞다. 다른 회사에서는 영업과 마케팅팀 간 갈등도 많다고 한다. 마케팅팀에서는 충분히 기회가 될만한 리드라고 생각해서 넘겨줬는데, 영업팀에선 미지근한 반응이거나, ‘우리한테 넘기기만 하면 어쩌라고?’하는 식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아직 우리 회사는 규모가 그렇게 큰 편은 아니고, 공통의 목표에 대한 합의가 잘 되어 있어 협업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경험해본 결과, B2B 마케팅에서 이것만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 있었나. 

사전 작업을 하나도 하지 않는 리드를 생(?)으로 영업팀에게 넘기면서 연락해보라고 하는것.

좋은 세일즈맨은 기업의 정말 귀한 자원이다. 이들이 정말 가능성이 있는 잠재 고객에게 자신의 에너지를 쏟아서 매출을 만들도록 도와줘야지, 가능성 없는 리드에 애쓰게 만들면 안 된다.

 

 

B2B 기업의 마케팅팀은 무엇을 기준으로 목표를 설정하는 게 좋을까?

기업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회사는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둔다. 마케팅팀은 돈을 쓰는 부서지, 버는 부서는 아니고, 돈을 벌러 나간 영업팀을 잘 지원해야 한다. 말하자면 골 넣는 사람을 위해 좋은 패스를 해주는 역할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매달 두 개의 트렌드 리포트를 발간한다. 영업 담당자가 현장에 나갔을 때 ‘트렌드 리포트 잘 보고 있다’는 피드백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이제 막 B2B 마케팅 업계에 입문한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B2B 마케팅은 B2C 분야와는 다른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우리 고객사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장점이다.

또 B2C보다는 수익 구조가 안정적인 편이라는 것도 좋은 점이다. B2B 비즈니스는 기업의 현 상황과 결정권자의 의사,  실질적 예산 등 모든 조건이 다 맞아 떨어져야 체결된다. 그 보람과 재미를 느껴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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