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국의 구샤오(Guxiao)라는 스타트업이 블록체인 기반 바이주(白酒)를 출시했다. 블록체인 추적 기술을 통해 주류 위조 문제를 해결한다는 설명이다. 중국에서 사회적 문제가 된 ‘가짜 술’ 문제를 블록체인을 통해 풀어보겠다는 취지다. 대다수의 중국 네티즌들은 이를 넘쳐나는 ‘블록체인 마케팅’의 일종일 뿐이라고 여기는 분위기다. 지난 3월에는 선전에 위치한 32티스(32Teeth)라는 회사가 ‘블록체인 스마트 칫솔’을 내놓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칫솔질하면 토큰을 채굴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처럼 현재 중국에서는 대중의 일상과 닿아있는 온갖 제품과 서비스들이 ‘블록체인’의 이름을 달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제 올 1월부터 7월 중순까지, 자사 홍보에 ‘블록체인’ 키워드를 사용한 중국 기업은 2017년 대비 6배 늘어났다고 아바쿠스뉴스는 보도했다.

 

이러한 관심도에 발맞춰 중국의 블록체인 산업 인프라 역시 잘 갖춰져 가고 있을까? 중국 블록체인 발전 현황을 정부, 대기업, 벤처 투자계로 나누어 살펴봤다.

 

 

■ 中 정부, 암호화폐는 No 블록체인은 YES! 

 

세계 여러 국가와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 역시 블록체인 산업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탈중앙화를 핵심 철학으로 하는 암호화폐에는 반대하는 한편, 블록체인 산업은 육성시키는 분리 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총 세 번의 굵직한 암호화폐 규제 정책을 내놓았다. 먼저 2017년 9월에는 모든 암호 화폐 거래를 중단하고, ICO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암호화폐에 대한 공식적인 탄압을 시작한 시점이다. 이에 많은 비트코인 거래소, 거래자들이 다른 국가로 넘어갔다. 2018년 1월에는 중국인민은행이 모든 금융 기관에게 “암호화폐와 관련한 모든 활동에 대한 자금 제공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2018년 2월에는 해외 거래소와 ICO 관련 해외 웹사이트 접속을 모두 막으면서, 중국 내 해외 플랫폼 접근을 원천 차단했다.

 

반면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장려는 전 국가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상하이, 산서, 허난, 광저우, 구이양, 항저우 등의 주요 도시들이 저마다 블록체인 개발을 장려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중국 스타트업의 성지인 선전시는 5억 위안(한화 약 829억 원) 규모의 블록체인 펀드를 조성했다. 항저우는 100억 위안(한화 약 1조6,584억 원) 규모의 자금을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 가장 최근에는 난징시 역시 같은 100억 위안 규모의 블록체인 투자 펀드를 조성했다. 이는 전 세계 블록체인 관련 펀드 사상 최대 규모다.

 

중앙 정부 차원에서도 힘을 보탰다. 베이징에서 남서 방향으로 100km가량 떨어져 있는 슝안 신경제구역(Xiongan New Area economic zone)이 그 시작점이다. 시진핑 주석은 이 슝안 구역을 스마트 시티로 만들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활용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중국공업신식화부(CMIT)는 2016년 10월 이미 <중국 블록체인 기술과 응용발전 백서>를 발간해 표준화 로드맵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부 주도의 블록체인 인프라 형성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전폭적인 지지에 따라 중국은 암호화폐 거래와 ICO를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세계에서 블록체인 특허를 가장 많이 출원한 국가로 기록됐다.

 

 

■ BAT, 블록체인 일인자가 되기위한 치열한 투자 경쟁

가장 적극적인 것은 알리바바다.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은 지난 6월 블록체인에 140억 달러(한화 약 15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조만간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전자상거래 쇼핑몰인 티몰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유통상 위조 문제 등을 해결할 계획이다. 회사는 호주, 뉴질랜드의 4개 낙농회사 및 배달 서비스와 협력해 식품신뢰프레임워크(Food Trust Framework)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지난 7월 창저우(常州) 시와 제휴해 중국 최초로 의료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하는 등 전 계열사 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텐센트는 게임 시장의 강자답게 올 5월 블록체인과 증강현실 기술을 도입한 게임을 출시했다. 또 작년 4월에는 트러스트에스큐엘(이하 TrustSQL)이라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3월 18일 텐센트는 중국 물류 및 구매연합회(CFLP)와 제휴를 맺고 e-운송장 서비스, 운송 관리 시스템 및 창고 시스템 등을 TrustSQL을 기반으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바이두는 지난해 7월자체 BaaS(Blockchain as a Service) 플랫폼을 출시했다. 이는 비즈니스형 블록체인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자사 비즈니스 모델을 저비용에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 밖에도 미국 블록체인 기업 서클(Circle)에 투자하고, 강아지 양육 게임 차이츠거우(Cai ci Gou)를 발표하는 등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올 상반기 블록체인 투자, 전년 대비 1104% 증가

 

아바쿠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2017년 1분기 중국에서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중 41%가 블록체인 기업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데이터 플랫폼 핀투즈쿠는 보고서를 통해 올 상반기에만 107곳의 블록체인 기업이 총 5,6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1분기 대비 1104.3% 증가한 수치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금액의 투자금을 유치한 기업은 중국 최대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비트메인(Bitmain)이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암호화폐의 80%가 비트메인을 통해 채굴된다. 작년 한 해 이들의 수익은 약 3조2천억 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중국 내 사업 초점을 인공지능 칩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활발한 투자를 펼치고 있는 투자사 중 하나로는 펜부시캐피털(Fenbushi Capital)을 꼽을 수 있다. 펜부시는 중국 최초의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로,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이 초창기 메인 운용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의 외한 송금 서비스인 ‘스트리미‘를 비롯한 50개 이상의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했다. 이 밖에도 세쿼이아캐피털, 젠펀드, IDG캐피털 등을 유력 투자사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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