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커피체인 시장은 2017년 220억위안(한화 3조 5,956억 원, 유로모니터 리포트 기준), 2020년엔 280억위안(4조 5,763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타공인 이 시장의 절대강자는 스타벅스로 지난해 점유율이 무려 80%에 달한다. 하지만 공룡 스타벅스를 흔드는 손이 등장했다.

 

올 가을부터 중국에서 스타벅스가 배달서비스를 시작한다.

 

왕징잉(王静瑛) 중국 스타벅스 대표(CEO)는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주요 도시에서 배달서비스를 개시하며, 이후 중국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효율적인 배송을 위해 스타벅스는 중국 최대 배달업체인 어러머(饿了么)와 손잡았다.

 

스타벅스가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게 된 것은 시차(喜茶)와 루이싱(瑞幸咖啡) 등 중국 현지 브랜드의 위협적 성장, 알음알음 매장 수를 늘려가는 코스타커피 등 외산 브랜드의 확장도 한 몫한다. 1999년 중국 시장에 뛰어든 스타벅스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8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해왔지만 지난 2분기 중국 내 매출이 2% 줄어드는 상황이다.

 

특히 루이싱의 성장은 스타벅스의 배달 서비스를 이끌어낸 외부 요인으로 분석된다. 루이싱은 스타벅스를 연상시키는 제품군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스마트폰 앱 주문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넓히고 있는 중국 토종 브랜드다.

 

아울러 수억 달러 규모의 VC투자유치를 발판으로 스타벅스에 이어 중국 내 점포수 2위(7월 현재 660여 개)에 오른 상황이다. 올해 1월 베이징과 상하이서 첫 매장을 연 루이싱은 현재 한 달 평균 100여 개의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루이싱 매장 엔 계산대 자체가 없다. 앱을 통해 주문한 뒤 배달을 받거나 매장에 들러 QR코드 인증을 통해 받아 가거나 매장에 자리를 잡고 마시면 된다. 줄을 설 필요가 없는 것이다. 35위안(한화 5700 원) 이상 주문이면 배송료도 없다.

 

루이싱은 중국 차량호출사이트 선저우요우처(神州优车) COO 출신 첸즈야(钱治亚) 대표가 지난해 9월 창업했다. 시작부터 SF익스프레스와 제휴협력을 맺고 스쿠터 배달서비스를 도입하면서 화제가 됐었다. 30분 내 배달이 완료되지 않으면 제품 값을 받지 않는 등 공격적 마케팅으로 창립 1년이 채 되지 않은 현재 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단지 배달 서비스로만 어필했다면 현재와 같은 성장은 이루지 못 했을 거다. 루이싱은 스타벅스의 사용자 경험을 그대로 재현한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다. 2~3배의 연봉으로 스타벅스 바리스타를 대거 스카웃하는 한편 최고급 커피머신을 도입해 제품군을 가다듬었다. 가격은 스타벅스보다 30% 저렴하게 책정했고, 양도 더 많다. 기자가 체험한 루이싱 커피도 스타벅스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여전히 스타벅스는 중국 커피 체인의 최강자다. 중국내 매장만 3300여개에 이르며 브랜드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루이싱에 2위 자리를 내줬지만 영국 코스타 커피 역시 460여 매장을 열었으며 2022년까지 12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루이싱 커피의 단기간 성장은 중국 음료 시장을 구도를 파괴하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스타벅스를 흔드는 보이는 손이 루이싱이라면 근본을 흔드는 ‘보이지 않는 손’은  올해 중국산업의 키워드인 ‘신유통(新零售)’이다. 루이싱도 이 트랜드의 파생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유통은 제품(貨), 채널(場), 소비자(人) 순서로 우선순위가 매겨져 공급되었다. 이 방식은 제품의 공급과잉과 기업 간 가격경쟁을 야기시켜왔으며 소비자는 후순위였다.  하지만 신유통은 소비자(人), 제품(货), 채널(场) 순으로 중요도가 바뀐 것이 핵심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제품을 생산해 채널을 통해 가치를 부여한다. 커피체인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주류가 된 상황이다. 스타벅스도 ‘배달 서비스’를 통해 이 흐름에 합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배달을 위해 손잡은 어러머는 신유통 주창자 알리바바의 계열사이기도 하다.

 

신유통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이후 지난 2년 간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1선 도시는 거대한 실험장이 되었다. 기업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았고 중국 소비자는 이 실험에 다소간의 불편을 감수하며 기꺼이 참여하고 즐기는 모양새다. 안정적인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빅데이터, AI, AR 등 기술을 내세워 온・오프라인 무경계 체험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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